하나둘 사라지는 기내지…유나이티드·대한항공·에어캐나다 “아직은 아냐”

미국 아메리칸항공은 1966년부터 좌석 앞에 비치해온 기내지 ‘아메리칸 웨이(American Way)’를 지난해 6월 폐간했다. 이보다 앞서 미국 델타항공과 사우스웨스트항공도 코로나 발발을 계기로 기내지 발행을 중단했다. 승객 손이 닿는 잡지가 바이러스를 옮길 수도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영국 런던에 있는 한 기내지 제작사 대표는 “아메리칸 웨이는 수백만 명의 미국인 승객에게 영감을 줬다”며 “승객들이 이 잡지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항공 여행의 필수품으로 여겨졌던 기내 잡지가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알래스카항공은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기내지 ‘알래스카 비욘드’를 매달 9만5000부씩 찍었다. 책자에는 알래스카항공 취항지에 있는 지역 명소를 비롯해 원주민의 생활 방식, 취미·여행 관련 정보, 비즈니스 정보 등이 담겼다. 그런데 코로나19가 터지자 방역을 이유로 잡지를 없앤 뒤 관련 콘텐츠를 회사 블로그에 싣고 있다. 미국 여행 전문가 헨리 하트벨트는 USA투데이에 “기내지는 오래전에 사라지거나, 최소한 디지털화됐어야 하는 존재”라며 ”승객들이 기내 잡지에 대한 관심이 없다 보니 광고를 싣는 기업들의 관심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기내 잡지 대신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나 태블릿 PC로 시간을 보내는 승객이 많아졌다는 게 기내지 폐간의 가장 큰 이유이지만, 비용 절감과 환경 보호 측면에서도 상당한 이점이 있다는 게 항공사들의 설명이다. 아메리칸항공의 경우 잡지를 없애면 연간 200만파운드(약 90만kg) 무게의 종이 사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일본 전일본공수항공(ANA)은 종이로 된 잡지를 없앨 경우 연간 약 1540톤의 종이 사용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기내지를 없애면 항공기 중량을 줄여 연료비를 아끼는 데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 잡지 한 권의 무게는 200g 안팎에 불과하지만, 항공편 전체로 확대해 누적되는 무게를 고려하면 얘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2018년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은 기내지 무게를 1온스(약 28g) 줄여 연간 17만갤런의 연료와 29만달러의 연료비를 아낄 수 있다고 발표했다. 델타항공은 “기내 잡지를 없앴더니 탄소 배출량이 크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물론 기내 잡지를 고집하는 항공사도 아직 많다. 유나이티드항공과 에어캐나다 등은 “승객들은 여전히 종이에 인쇄된 잡지를 원한다”며 유지 방침을 밝혔다. 1977년부터 기내지 ‘모닝캄’을 발간해온 대한항공은 코로나가 터지자 잡지 발행을 일시 중단했다가 지난해 발행을 재개했다. 다만 잡지 발행 규모는 예전보다 절반가량 줄였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언젠가는 디지털로 전환될 수 있겠지만, 여러 여건을 고려하면 아직 완전히 없앨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